“31세 이윤희 씨는 얼마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뇌전증 발작에 따른 돌연사였다. 뇌전증 환자였지만 항상 명랑하고 피아노를 잘 치며, 임신 3개월로 곧 엄마가 될 천사 같은 딸이었다.”
‘갑자기 쓰러져서 사지를 떨며 눈이 돌아가는 병’으로 알려진 뇌전증은 전 인구의 1%에서 경험하는 질환이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들이 갑자기 무질서하게 과흥분하면서 발생하는 발작 증상이다. 뇌는 우리 몸의 모든 기능을 관장하는데, 마치 전선(電線)이 합선된 것처럼 스위치를 켜도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면 경기, 발작, 불수의 운동 등이 발생한다. 이런 행동들이 만성적으로 반복될 때 뇌전증이라고 한다. 문제는 뇌전증 발작 중에서도 대발작이다. 양쪽 뇌에 전기적인 이상 자극으로 신경세포가 과흥분이 되면 의식이 없어지면서 팔다리가 꼬이고 눈도 돌아가는 전신경련발작(대발작)이 올 수 있다. 이런 발작이 올 때 응급조치가 안되면 돌연사할 수도 있다.
◇뇌전증 환자 혼자 있을 때 돌연사 위험
대한신경과학회에 따르면 한국에 뇌전증 환자가 약 36만 명이 있는데, 돌연사의 고위험군은 5000명~1만 명으로 추정한다. 뇌전증 돌연사는 대부분 혼자 있을 때 발생한다. 옆에 사람이 있으면 응급 조치(옆으로 눕혀서 호흡을 잘 하게 돕고, 주변에 물건을 치우고, 머리 아래의 옷이나 방석 등 부드러운 것을 받치고, 안경을 벗기고 넥타이 등을 풀고, 맥박이 없으면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를 하거나 119에 전화를 해 살릴 수 있다. 대한신경과학회 홍승봉 이사장은 "부모는 거실에 있는데 뇌전증 아들, 딸이 자기 방에서 돌연사로 사망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며 "뇌전증 부모들과 형제자매는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해 대부분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겪는다"고 했다. 뇌전증 환자와 가족을 합치면 약 200만 명이 뇌전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뇌전증 돌연사 막으려면…
대한신경과학회가 뇌졸중 돌연사 막는 세가지 방법에 대해 제안을 했다.
첫 번째는 발작감시장치<사진>를 환자에게 채우는 것이다. 뇌전증 환자가 이 장치를 손목에 차고 있으면 대발작을 할 때 가족이나 보호자에게 자동으로 알람이 스마트폰으로 전달된다. 그럼 바로 119에 연락을 하고 환자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발작감시장치 비용은 약 30만 원이고, 1년 이용료가 약 2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