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열린 제주 지역 거점 뇌전증 지원병원 지정 관련 토론회. : 제주도의회
제주 지역 뇌전증 환자와 뇌전증 장애인의 치료와 재활 접근성을 확보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거점 뇌전증 지원병원의 지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주도의회 김경미의원(더불어민주당, 삼양·봉개)은 지난 14일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장애인 의료서비스 체계 구축 및 건강권 보장을 위한 토론회-뇌전증을 중심으로-’를 진행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역의 지리적 특수성으로 뇌전증 환자· 장애인의 치료·재활이 가능한 의료기관 및 전문인력 부족에 따른 문제점을 진단하고 의료서비스 체계 구축 및 건강권 보장을 목적으로 의료계를 비롯한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뇌전증지원센터 홍승봉 센터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전문의)과 애필랩 제주 최지연 활동가의 주제발표와 한국뇌전증협회 김덕수 사무처장, 제주도장애인보건의료센터 최준환 센터장, 내마음은 콩밭 심재신 대표, 제주한라병원 김영인 전문의, 제주도 복지가족국 강인철 국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홍승봉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뇌전증의 경우 약물·수술 치료 뿐만 아니라 우울과 불안, 자살 등 동반되는 정서문제, 학교와 직장에서의 문제, 취업·임신·가족 등의 문제에 대해 포괄적 뇌전증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제주 지역의 경우 뇌전증 실 치료인원이 4000명에서 5000명에 이르지만 약물치료만 가능할 뿐 수술 병원 및 포괄적 뇌전증 관리시스템이 없어 매우 열악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열악한 의료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 지역 거점 뇌전증 지원병원을 지정하고 뇌전증 코디네이터를 채용함으로써 의료적 시스템 구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국에서 최초로 선도적 모델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지연 애필랩 활동가는 "뇌전증 자녀의 어머니로서 지역의 소아 뇌전증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없어 위험한 상황에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면서 "‘제주에서 뇌전증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 든다. 뇌전증을 포함한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조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토론자로 나선 최준환 센터장은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설치 모델을 적용한다면 도의회 뿐만아니라 국회의원과 힘을 합쳐 (가칭)뇌전증지원법 개정을 통해 뇌전증지원센터의 설치가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제주의 뇌전증 환자는 5000명 내외로 추정되지만 뇌전증 등록장애인은 114명에 불과하다"며 "지금의 제도에서는 장애인복지법 상 등록장애인을 대상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장애등록 기준에 조금 미달되지만 일상생활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경계성 장애인을 대상으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심재신 대표는 "전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환자나 가족은 죄의식을 갖고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면서 "무엇보다 우리 사회는 뇌전증 환자와 가족이 목소리를 내고 참여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서비스 개발 및 제도개선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김영인 교수는 자신의 진료 경험을 통해 "난치성 중증인 경우 서울로 전원하려고 해도 이송지원이 되지 않아 보호자가 힘들어 하는 모습이 가슴아팠다"며 "제주 지역에서 난치성 중증 뇌전증이 발생할 경우 서울로 이송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김경미 의원은 "제주 지역의 뇌전증 장애인은 114명이 있는데 전수조사를 통해 현황과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오늘 토론회에서 제시됐던 거점 뇌전증 지원병원 지정과 코디네이터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제주도와 협의를 통해 실현 가능하도록 방안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제주인뉴스(http://www.jejuinnews.co.kr)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