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전국 36만여명의 뇌전증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전국에 10개 이상의 뇌전증 수술 가능 병원 설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6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대한 2차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전 뇌전증학회 회장인 삼성서울병원 홍승봉 교수를 참고인으로 출석시켰다.
인재근 의원은 뇌전증을 앓고 있는 성인 자녀를 둔 어머니의 호소문을 대독하면서 뇌전증 환자가 언제, 어디서나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인 의원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홍승봉 교수에게 국내 뇌전증 치료 현실에 대해 설명을 요청했다.
이에 홍승봉 교수에 따르면, 국내 뇌전증 환자는 36만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중증 뇌전증 환자는 약물 치료보다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뇌전증은 치매와 뇌졸중과 함께 3대 신경계 질환이다.
36만여명의 뇌전증 환자 중 70%는 약물로 치료가 어느정도 가능하지만, 나머지 30%인 12만명은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로 뇌전증 수술만이 효과적이 치료법이다.
그러나, 12만명의 환자 중 긴급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2만명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국내에서 뇌전증 수술은 연간 100건 내외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홍승봉 교수는 전국에 6개 정도의 뇌전증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있지만, 수술로봇이 있는 2개 병원만 수술이 가능하고, 나머지 4개 병원은 제대로 수술을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12만명의 뇌전증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전국에 10개 정도의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만들어야 한다"며 "수도권에 5개, 비수도권에 5개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또 뇌전증 수술이 어려운 이유로 수술 전 검사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 대한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장비가 있어야 하지만,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 결과, 환자들은 검사를 받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고 있다.
홍 교수는 "수술전 검사는 신경과에서 진행하지만 신경과 전문의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20년간 변함없는 전공의 배치를 의료수요에 맞게 재분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뇌전증 수술은 고난이도 수술로, 수술로봇이 필요하다"며 "수술로봇 도입 지원과 뇌전증 수술병원 확대, 뇌전증 사회사업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 교수는 국가가 뇌전증 관리를 위해 국가 예산 투입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뇌전증 국가관리 예산으로 1회성 수술로봇 4대 도입에 28억, 전국 10개 수술병원 당 1억원 등 10억원이 투입돼야 한다"며 "뇌전증 사회사업 예산으로 환자 2000명 기준으로 2억 3000만원 등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규홍 장관은 "내년 예산에 수술로봇 1대 예산은 포함돼 있다"며 "관련 지원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